격세지감(隔世之感).


지난 8일 엔씨소프트가 9구단 우선협상 대상자 확정이라는 이슈를 접한 동종 업계인들이 느낀 심정을 보여주는 가장 적합한 말이 아닐까 합니다.

게임업계에 10년을 몸담은 한 관계자는 올해 게임업계가 한 단계 도약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하더군요.

올 초에 한게임의 ‘테라’가 인기를 모으면서 온라인게임이 집중 조명을 받았고 엔씨소프트의 야구단 창단이 게임업계의 대외 인지도를 확 끌어올렸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온라인 게임업계는 지난 2002년부터 2005년까지 격변기였다고 합니다.

당시 ‘와우’와 ‘리니지’ 등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이 크게 히트하고 ‘카트라이더’ 등 캐주얼게임의 흥행이 가세하면서 업계가 급속도로 크기 시작했습니다. ‘서든어택’ 등의 총싸움(FPS)게임의 성공도 게임업계를 이만큼 끌어올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게임업계에 매출 1000억원대, 5000억원대 업체가 속속 나오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산업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죠. 2000년 초중반 업체들이 해외로 많이 진출하면서 게임이 수출 효자종목으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2011년 게임업계는 10년 전보다 매출 면에서 수십 수백 배 성장하고 인지도가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간과한 부분이 있습니다. 놀랄만한 외연 확대에 비해 정작 게임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죠. 일각에서 이제 내적 성장에도 충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올 초부터 여러 이슈로 들떠있는 업계에 게임의 역기능 정화나 사회활동에 대한 목소리가 먹혀들지는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도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NHN이 웹보드게임의 사행성 문제 때문에 매출에 제동을 거는 반면, 네오위즈게임즈가 웹보드게임 채널 확대로 매출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 그렇습니다. 게임산업협회장 인선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셧다운제를 하네 마네 그런 말이 나오기 전에 업계가 자체정화에 나서야 됐는데 소홀한 부분이 있었다”며 “업계가 사회공헌을 많이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외부 시각에서 보면 부족해 보일 수 있다”고 뼈아픈 말을 꺼냈습니다.

올해 게임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내적으로 성장을 기해야할 시점입니다. 대외적으로 주목받을 때 더 잘해야 되는 것이죠. 생색내기보다 근본에 접근한 사회활동이 중요합니다. 껍데기는 가라고 해야 하나요. 보다 진정성 있는 게임업계를 기대해 봅니다.

2011/04/04 13:19 2011/04/04 13:19


국정감사에 으레 나오는 단골소재가 있습니다. 바로 웹보드게임의 ‘사행성’ 문제죠. 올해 국감에서도 여지없이 웹보드게임을 운영하는 주요 게임사들이 난타의 대상이 됐습니다.

올해는 포커의 ‘쿼터베팅’이 주요 지적사항으로 떠올랐습니다. 정부는 풀베팅이 없어진 대신 쿼터베팅을 만들어 업계가 사행성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그러나 웬걸요.

국감에서 2008년에 없어진 쓰리쿼터베팅(판돈의 3/4 금액을 베팅하는 서비스)을 지적사항으로 들고 나왔습니다. 쿼터베팅(1/4)을 쓰리쿼터베팅(3/4)으로 오인한 것이죠.

이에 웹보드게임 업체들은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잘못된 정보가 기사로 양산되고 또 이슈화가 되는 바람에 그동안 업계의 자정노력이 물거품이 됐다는 겁니다. 없어진 쓰리쿼터베팅을 기사로 양산한 기자도 책임을 통감합니다.

게임물등급위원회는 조사결과가 잘못됐다고 시인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늦었습니다. 게임업계가 뒤통수 맞은 격이 됐습니다. 웹보드게임의 매출이 절대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한게임의 경우는 더욱 그렇습니다.

웹보드게임은 소재 자체가 사행성의 여지를 품고 있습니다. 금전욕을 자극하는 카드게임과 사행성은 칼로 물 베기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 없습니다. 이에 업계도 사행성을 줄이기 위한 자정작업을 지속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게임의 경우 230여명 이상의 인력과 연간 100억원 규모 비용 투입해 클린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게임머니 움직임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과 신고접수를 위한 목적입니다.

이 밖에 한게임은 고액베팅방은 채팅창을 삭제하고 나머지 게임방에도 게임머니 매매관련 단어는 필터링을 적용한 바 있습니다. 또한 온라인 고객센터 내 ‘이용자 보호 프로그램’ 사이트를 오픈하고, 본인의 게임 이용 습관을 점검할 수 있는 ‘게임 부적응 척도’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넷마블 역시 클린센터 및 신고 포상제도 운영, 사업모델의 제한적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피망은 카드류 이용시간을 하루 10시간 미만으로 제한하고, 고스톱은 1일 1인당 300판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또 환전거래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비밀방 기능을 삭제하는 등의 직접적인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 같은 웹보드게임의 운영제한은 게임포털이 모두 적용하고 있는 사항입니다.

하지만 게임물등급위원회는 아직도 업계의 자정노력이 부족하다는 입장입니다. 게임위 측은 “1만원 이하로 팔게 돼 있는 아바타를 묶음방식으로 파는 것은 권고사항을 무력화하는 것”이라며 “사행성 자정을 한다지만 게임이벤트는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게임업계가 자정을 열심히 해도 이 같은 지적을 피해가기는 어렵습니다. 보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이벤트가 사행성으로 직접 연결되는지는 섣불리 판단하기 힘듭니다. 업체는 사행성과 연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에 이벤트를 실시했을 겁니다. 하지만 게임위 입장에서는 미덥지 않은 것이죠.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웹보드게임 업체들이 노력하는 것을 느끼는 부분은 있다”며 “이러한 노력을 지속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에게도 가시적인 성과물을 내놓는다면 상황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겠나”라며 말했습니다.

이번 국감으로 정부와 웹보드게임 업체들은 분위기가 서먹해졌습니다. 수익사업을 해야 하는 업체에게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강요만 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합니다. 잘하고 있어도 웹보드게임에 발목 잡혀 제 목소리를 내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어찌됐건 정부와 사회가 진정성을 느끼는 그날까지 업계의 자정노력은 계속됩니다. 업계도 의지가 굳습니다. 업계와 게임위 양 측의 고충을 알고 있는 기자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겠습니다.

2010/10/12 17:09 2010/10/12 1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