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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08 게임의 온라인유통, ‘뜨거운 감자’로


최근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 게시판에 이용자 문의글이 뜨겁습니다. 스타크래프트2가 출시 전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받자, 게임위에 게시글이 폭주한 것과 비슷한 모습입니다.

이 문제는 ‘스팀’이라는 온라인기반의 PC게임 거래 사이트가 발단이 됐습니다. 심의를 받지 않은 게임이 스팀을 통해서 국내에 유통되기 때문입니다. 게임위는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스팀을 운영하는 미국 게임업체인 밸브 측에 수차례 메일을 보냈으나 한동안 회신이 없다가 최근 밸브측의 연락을 받게 됩니다.

게임위는 국내 심의를 받지 않은 게임이 계속 유통되면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인지시켰고, 이와 관련해 밸브 측은 “검토하겠다”고 답변합니다. 검토시한은 정해두지 않았고, 아직 밸브 측의 답변은 없습니다.

잘못되면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처럼 스팀사이트의 국내 접속차단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기에, 이용자들은 격분했습니다. 게시글을 보면, 많게는 수백만원어치 게임을 구매했다는 이용자도 있습니다. 만약 스팀이 차단되면 일파만파 문제가 커집니다.

이에 대해 게임위는 “밸브의 답변에 따라 대응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밸브와 같은 온라인 게임 유통은 게임시장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만 존재하는 게임법이 시장의 변화를 쫓아가지 못해 산업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웃지못할 상황입니다.
 

현행 게임법에서는 영리목적이 아니더라도 불특정다수가 게임을 즐긴다면, 해당 게임은 심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행성 등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을 수 있는 게임이 온라인으로 유통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마추어 게임개발자들은 뿔났습니다. 간단한 게임 하나도 심의를 받아야 하고, 심의비도 비싸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감당키 어려운 심의수수료 때문에, 실제 한 아마추어 게임개발 커뮤니티에서 게임공유가 중단됐습니다.
 

한 게임개발자는 게시글을 통해 “간단한 퍼즐류 로직 게임 하나 만들고 올리려고 했는데 심의 받으라니요”라며 “가까운 일본만해도 인디 게임이 넘치는 와중에 이런류의 검열 기관 따위는 없었습니다”라며 성토했습니다.

심의비용은 10MB~100MB 클라이언트 용량의 역할수행게임(RPG)의 경우, 12만원입니다. 100MB~300MB의 RPG는 24만원, 300MB이상의 RPG는 72만원으로 아마추어나 개인이 부담하기에는 큰 액수입니다.

또 중간에 패치 등으로 게임내용을 수정하게 되면 다시 심의를 받아야 하니, 결국 아마추어가 만든 게임은 아는 사람끼리만 비공개로 테스트를 진행하게 됩니다.

이에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개인을 떠나 소규모 업체들도 당장의 여유가 없는 업체들이 적지 않다”며 “산업육성을 좀 더 한 후에 콘트롤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향후 스타크래프트2의 지도편집기로 만든 게임도 심의대상에 오를 수 있습니다.

스타2의 지도편집기는 단순한 지도(맵) 제작수준을 넘어 RPG나 총싸움(FPS)게임도 일반인이 제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이 갖춰져 있습니다. 블리자드는 애플 앱스토어 형식의 오픈마켓 형식으로 이용자가 만든 지도를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입니다.

게임위도 답답하리라 생각됩니다. 법에 근거해 규제를 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법이 현실에 뒤쳐져도 속내를 드러내기 어렵습니다.

인터넷인프라가 날로 발전할 것을 감안하면, 향후 온라인유통이 대세로 자리매김하리라 판단됩니다. 스팀같은 온라인유통플랫폼을 통하면, 물류비용은 물론 재고도 없는데다 철지난 게임도 제때 할인을 적용해 자금회전을 꾀할 수 있어 업체에게 상당한 득이 됩니다.

게임위에 따르면, 한국만 게임법이 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게임위도 생겼고요. 그렇다면 게임법이 산업을 바른 길로 이끌 수 있는 법이어야 하는데,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자꾸 어긋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 때문에 미래의 게임개발자를 꿈꾸는 학생이나 아마추어 개발자 그리고 현재의 게임업체는 답답합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문화부가 게임산업을 이끈다고 출사표를 던지긴 했는데, 큰 흐름을 잡지 못하고 정책의 일관성이 결여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전문 인력이 산업의 미래를 보고 정책을 마련하는 게 아니라 그때그때 이슈에 급급해서 만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2010/09/08 17:27 2010/09/08 1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