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 게임 아이템 자율규제 현황’에 대해 게임산업을 취재하는 기자들과 업계 관계자가 모여 논의를 하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게임기자연구모임 주최로 지난 25일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 회의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다양한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왕 (자율규제)할 거면 제대로 하자”, “입법보다는 자율로 가야 한다”, “자율규제를 보강해야 한다”, “구간별이 아닌 개별 아이템의 획득 확률을 공개해야 한다”, “성인(청소년이용불가)게임도 확률 공개가 필요하다” 등의 의견이 제기됐습니다.
 
확률형 아이템은 쉽게 말해 보물상자 아이템이라고 보면 됩니다. 뽑기형, 캡슐형, 복권식 아이템으로도 불립니다. 이용자가 결제 이후 상자를 열어야 무슨 아이템인지 알 수 있는데요. 물론 낮은 확률로 높은 등급의 아이템이 나옵니다. 게이머들은 대박이 나길 바라면서 확률형 아이템을 구입하지만 대다수가 쪽박 또는 꽝이라 불릴만한 아이템을 뽑게 되죠.


지금까지 확률형 아이템 판매에 사행성 이슈가 수차례 제기됐습니다. 결국 관련 법안도 발의됐네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보다 구체적으로 제공하라는 것이 법의 골자인데요. 업계가 자의반 타의반으로 자율규제를 시행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K-iDEA에서 조만간 자율규제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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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규제 이대론 부족하다



지금 업계의 자율규제는 사실 ‘규제’라는 말보다 ‘조치’라는 말이 정확합니다. 규제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규칙이나 규정에 의하여 일정한 한도를 정하거나 정한 한도를 넘지 못하게 막는다’는 뜻인데요. 지금 업계가 주장하는 자율규제엔 기존에 하던 것을 못하도록 막는 부분은 없습니다. 그동안 게임사만 알고 있었던 아이템 획득 확률을 공개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게임사가 공개한 아이템 획득 확률이 프로그램 상에 입력된 실제 확률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게임사의 양심에 맡기는 부분입니다.


앞서 K-iDEA가 내세운 최소한의 규제 가이드라인은 구간별로 획득 확률을 표시하는 것인데요. ‘10~30% 미만’ 이런 식입니다. 많은 게임사들이 구간별 확률 공개를 택했습니다. 이 경우 규제의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는데요. 피파온라인3 등 일부 게임처럼 개별 아이템의 확률을 모두 공개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토론회에 참석한 13명의 기자 중 9명이 개별 아이템 획득 확률 공개에 찬성했습니다.


또한 성인 게임도 예외 없이 아이템 획득 확률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는데요. 여기엔 13명 기자 모두 찬성 입장을 밝혔습니다. 자율규제에서 성인 게임을 제외해야 할 뚜렷한 이유가 없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고민 더 필요한 자율규제


K-iDEA의 김성곤 사무국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자율규제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며 “몇 개월 보고 그걸 종합해서 내년엔 어떻게 할 것인가. 더 나아가야 할 부분도 고민이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국장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길이다. 의견수렴을 많이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국장은 또 확률형 아이템 규제 입법엔 대해선 “법적 규제는 유연성이 없다. 비즈니스는 바뀌지만 법은 (시행 이후) 못 바꾸지 않나”라며 장기적으로 법적 규제가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게임물등급위원회 전문위원 출신인 정사교 미래콘텐츠창조연구소 대표도 규제 입법에 대해선 “취지는 이해하나 성급한 법안발의”라고 의견을 내놨습니다. 소수의 하드코어 이용자들이 일으키는 상당한 매출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에서 확률이 공개된다고 대다수 소비자들의 이용패턴이 바뀔지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정 대표는 업계에 쓴 소리도 했습니다. 확률형 아이템의 사행성 이슈가 2007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업계가 최근 시행한 자율규제 전까지 별다른 조치 없이 없었던 점을 꼬집기도 했는데요. 업계의 굼뜬 대응이 규제 법안 발의를 불러온 것도 사실입니다.


그는 “이번 자율 규제안은 게임 업계의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며 “자율규제가 실패로 돌아간다면 업계는 규제법안에 대해 그 어떤 목소리도 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선 김 국장도 “마지막 기회라 본다. 이게(지금의 자율규제가) 잘 돼야 살을 불일 수 있을 것”이라고 공감을 나타냈습니다.
2015/08/28 17:37 2015/08/28 17:37

지금 게임업계는 혼돈에 빠졌습니다. 지난 16일 국회 토론회에서 게임하는 초등학생을 짐승에 빗대거나 기업에 부담금을 원천 징수하겠다는 폭탄성 발언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18일 이정선 국회의원(한나라당, 여성가족정책위원장)은 인터넷게임 제공자에게 연간 매출액의 1/100을 부담금 및 기금 형식으로 납부해 약 2000억원의 기금을 신설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이에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당황스럽다. 정부가 일종의 문화콘텐츠인 게임을 과하게 생각한다. 여성부가 포지션을 확실히 잡기 위해 나온 것이다. 업계도 체계적으로 입장 정리를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도 “상황이 난국이다. 마녀사냥 당하는 느낌이다. 게임을 산업으로 보지 않고 악영향을 미치는 암적인 존재로 본다. 규제대상으로만 보는 것이다. 매출액 기준으로 기금이 징수되면 적자인 기업들은 허리띠를 더욱 바짝 조여야 할 것“이라고 당혹스러움을 표시했습니다.

상황이 이쯤 되니 문화체육관광부에 화살을 돌리는 관계자도 있었습니다.

그는 “주무부처인 문화부는 일처리를 제대로 안하고 뭐하나”면서 “셧다운제 통해 빌미를 줬더니 여성부가 이렇게까지 나오는 것 아니냐”고 성토했습니다.

지금의 게임업계는 게임이 마약이니, 게임을 하면 짐승이 된다는 과격한 발언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상태입니다. 여기에 셧다운, 기금조성 등의 실질적인 규제 움직임이 더해지자 당황하고 분노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이제 3월에 접어들어 봄이 올 때도 됐건만 게임업계는 여전히 한겨울입니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봄이 오려면 게임업계 스스로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각 업체의 이해관계에 따라 개별로 움직여서는 일방통행의 규제 흐름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에 동의했습니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개별 업체가 끼어들어 어떻게 해볼 수 있는 단계는 지났다”며 “게임산업협회와 각 업체의 대표들이 나서 힘을 모으고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게임산업협회는 대표가 공석인 가운데 정부의 규제 정책에도 제대로 대응을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입니다. 게임문화재단이 21일 간담회를 열고 게임과몰입 상담치료센터 사업계획을 발표하나 한발 늦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이렇게 되니 정부 탓을 하기에도 애매한 상황입니다. 어찌 보면 게임업계가 안일한 대처를 이어오다 도끼로 자기 발등을 찍게 된 셈이죠. 돈벌이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이 업계 내부에서 나오는 이유입니다.

지금의 분위기대로라면 오는 4월 셧다운제 국회 논의도 여성부에 이리저리 휘둘릴 가능성이 큽니다. 이에 대한 돌파구는 게임업계 스스로가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과연 봄은 언제 올까요. 답은 게임업계가 알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2011/05/02 18:13 2011/05/02 1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