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물 중독성 영향평가를 위해 여성가족부(여가부)가 만든 게임평가표(안)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객관적인 평가가 아니라는 지적이 업계뿐 아니라 커뮤니티에서도 감지되는데요. 모바일 플랫폼까지 이번 중독성 영향평가에 들어가면서 여가부 평가계획에 관심이 뜨겁습니다.

여가부가 제시한 12개의 평가척도를 보면 ‘게임을 하면서 같이 하는 팀원들과 함께 무엇을 해나간다는 뿌듯한 느낌을 줄 수 있는 게임구조’, ‘게임에서 주는 도전과제에 성공했을 때 레벨업, 스킬 향상 등이 제공되는 게임구조’, ‘현실에서보다 게임에서 내가 좀 더 힘있고 멋진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게임구조’ 등의 항목이 있습니다.

첫 번째, 이용자 간 협동을 꼬집은 평가항목은 온라인게임에 해당되는 부분이지만, 최근 네트워크 연동 기능이 추세인 모바일게임에도 적용이 됩니다. 뿌듯한 느낌이라는 부분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나쁘게 보기 어려운 말인데요. 역시나 논란이 됐습니다.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이 지난 19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통의 상식을 갖고 보더라도 실소가 나올 수밖에 없는 기준”이라고 이 평가척도를 지적했는데요. 이에 김금래 여가부 장관이 “상식선에서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도록 의견수렴을 잘 하겠다”고 답해 사실상 평가척도가 잘못 만든 것임을 시인했습니다.

또 역할수행게임(RPG)의 경우 게임을 할수록 캐릭터가 성장하는 게 보통의 게임구조입니다. 그렇다면 게임 콘텐츠의 레벨업(성장)을 지적한 평가척도는 애초 게임 자체를 부정한 말이라고 봐야겠지요. 이는 플랫폼을 막론하고 전체 게임물에 해당됩니다.

더욱이 가상세계의 게임 속 캐릭터가 현실의 자신보다 힘이 세고 멋진 경우가 허다한데, 이 부분을 게임 중독성 평가척도에 포함시켰습니다.

대부분 이용자가 현실에 없거나 구하기 힘든 의복이나 장비를 구해서 캐릭터를 꾸미게 됩니다. 보통 게임의 설계가 그렇게 돼 있습니다. 영웅이 등장하는 영화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은 되는데, 게임 속에서 영웅을 만들고 이러한 감정을 느끼면 안 되는 것인지 궁금하네요.

이처럼 평가척도를 두고 논란이 가열되자 여가부는 “평가척도 용어 중 오해를 유발할 수 있는 부분은 의견수렴 결과를 반영하여, 청소년의 인터넷게임 중독성 유발 요인을 보다 명확히 판별할 수 있도록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평가안에 대한 여가부의 의견수렴은 지난 21일까지였습니다. 논란이 상당했던 만큼 여가부가 어떤 평가계획을 내놓을지 각계의 이목이 쏠릴 텐데요. 게임업계의 목소리가 얼마나 반영될지도 관심이 집중될 전망입니다.

2012/09/23 16:31 2012/09/23 16:31

2011년, 게임업계는 유난히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습니다. 정말 많은 일이 있었는데요. 그중에 꼽아 볼 부분이 ‘우리 사회가 게임을 보는 시선’이 아닌가 합니다.

올 연말 게임업계 분위기는 상당히 침체돼 있습니다. 온라인게임이 여론의 도마에 올랐기 때문인데요.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에 ‘메이플스토리’가 언급된 것이죠. 가해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학생에게 ‘메이플스토리’에 강제 접속을 시키고 캐릭터 레벨업(성장)을 강요했다는 것이 문제가 됐습니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 ‘게임이 화근’, ‘폭력 부른 온라인게임’ 등 부정적인 기사를 쏟아냈고 결국 업계 분위기가 더욱 말이 아니게 됐습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게임 셧다운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학부모 단체인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가 지난 29일 “학교폭력을 줄이기 위해 폭력적인 게임 개발을 제한해야 한다”는 기자회견을 열고 주장을 펼치면서 그야말로 지금의 게임업계는 ‘녹다운’ 직전인데요.

이와 관련해 게임업계 관계자는 “사회에 일이 생기면 일단 게임이 연관되는 건 아닐까 보게 된다”며 “언론들은 이슈에 대한 왜 라는 물음보다 (사건의 당사자가) 게임을 한 것에 초점을 맞추고 마녀사냥을 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게임산업 규제정책이 더욱 힘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말들이 많았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최영희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이 게임을 마약에 비유한 것인데요. 당시 업계 관계자들은 “내가 이제껏 유해업종에 종사하고 있었구나”하는 자괴감에 많이 괴로워 하더군요.

또 국회 토론회에서 게임을 하면 뇌가 짐승의 뇌가 된다는 말도 나와 게임업계 전반을 침울하게 만들었는데요. 게임업계 종사자들도 가정을 꾸리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단번에 아이의 뇌를 짐승의 것으로 만드는 몹쓸 가장이 돼 버렸습니다.

이러한 발언들은 게임을 애초 유해물로 규정한 상태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럴 경우 대화 시도조차 힘듭니다. 게임을 부정적인 것으로 이미 전제한 상태에서는 아무리 게임의 순기능을 말하고 마약이 아니라고 항변해도 소용이 없기 때문이죠.

온라인게임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린 지는 15여년이 됐습니다. 대외적인 산업의 규모는 커지고 수출역군으로 인정받고 있으나 여전히 게임을 ‘사회악’으로 보는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보입니다.

이제 게임은 엄연한 놀이문화가 됐습니다. 오히려 게임을 하지 않는 청소년들을 찾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성인들도 스마트폰 게임을 즐겨합니다.

이미 우리 사회가 게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게임을 마냥 몹쓸 것으로 매도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미 게임은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 됐습니다.

일단 게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게임업계는 많은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선입견을 가지지 않고 게임을 봐달라는 것이지요.

2012/01/06 01:11 2012/01/06 01:11



상생과 사회공헌, 최근 들어 자주 듣는 말입니다. 상생이야 노무현 정부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이어온 정책기조였고, 사회공헌은 게임산업의 덩치가 커지면서 자연스레 화두가 됐습니다.

22일 어제 저녁, 기분 좋은 소식이 날아들었습니다. 넥슨과 넷마블이 화해하고 ‘서든어택’ 공동 퍼블리싱에 나서기로 한 것이죠. 외부로는 험한 모습을 보였지만, 지속적으로 화해를 위한 협의를 계속했다는 것이 양측의 설명입니다.

어찌됐건 서로가 윈윈하는 좋은 결과가 나와서 관련 업계에 몸담은 한사람으로서 마음이 놓입니다. 서로가 사는 ‘상생’의 길을 택한 양사가 좋은 선례를 남겼습니다. 개발사와 퍼블리셔와 재계약 이슈는 언제든 다시 벌어질 수 있는데, 공동 퍼블리싱이라는 하나의 해답을 제시했기 때문이죠.

23일 네오위즈게임즈의 ‘그린피망’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상생하고 나누면서 질적인 성장을 하겠다는 것이 취지인데요. 게임산업협회 회장사가 되면서 부담이 됐을 테고 ‘크로스파이어’와 ‘피파온라인2’의 성공으로 회사가 업계 선두권에 안착하면서 사회적 시선을 신경 쓰게 된 것이 ‘그린피망’으로 이어진 것이라 보입니다.

이날 ‘그린피망’ 간담회에서 동반성장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중소 개발사의 존립이 위태로운 것이 현실인데, 네오위즈게임즈가 이들과 동반성장을 위해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죠. 게임의 주 이용자인 청소년에게 초점을 두고 사회공헌을 진행하겠다는 발표도 있었습니다.

간담회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하고 계획을 실천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 자체가 큰 변화입니다.

1~2년 전만해도 게임업계에 이 같은 분위기는 없었습니다. 대기업 계열사인 CJ E&M 넷마블(전 CJ인터넷)이 10억원대 예산을 배정해 사회공헌을 꾸준히 해온 정도였죠. (관련기사: 국감시즌... 기부천사(?)로 변신하는 게임업계)

정말 많이 변했습니다. 기업 스스로 사회적 책무에 눈을 뜬 경우도 있겠지만, 셧다운제나 부담금 징수 등 정부 규제가 이 같은 분위기 조성에 보탬이 됐다고 판단됩니다. 물론 기업의 덩치가 커지면서 여유도 생겼을 테고요.

네오위즈게임즈는 연간 최소 200억원을 ‘그린피망’을 추진하는데 쓰겠다고 공언했습니다. 2년 전 대형게임사들은 10억원 안팎으로 사회공헌 예산을 책정했는데요. 이것이 무려 200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습니다. 그때에 비해 20배의 외형 성장이 있었던 건 아닌데 말이죠.

지난 일본 대지진 당시 게임업계의 성금이 줄을 이었지만, 단발성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사회공헌을 계획했다는 것에서 ‘그린피망’은 그 의미가 큽니다.

지난해 10월 넥슨은 지스타 행사기간에 사회공헌 브랜드 ‘넥슨핸즈’를 론칭했습니다. 게임산업이 성장하고 기업도 덩치가 커진 만큼, 이제 사회공헌도 조직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었는데요. 이러한 바람이 네오위즈게임즈의 ‘그린피망’까지 이어졌네요.

10년 이상 게임업계에 몸담고 있는 한 관계자는 “이제 대형게임사들은 이익이 있으면 사회에 환원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의무적으로 느끼고 있다”며 “상위 5개 업체는 사회공헌에 많이 신경을 쓸 것”이라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이처럼 사회공헌에 눈뜨는 기업이 하나 둘 생겨날수록, 게임산업의 이미지도 개선될 것입니다. 물론 과몰입 등 게임의 역기능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입니다. 게임업계에 부는 상생과 사회공헌 바람이 계속 이어졌으면 합니다.

2011/10/02 02:33 2011/10/02 0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