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리케이션(앱) 개발사가 애플 앱스토어에 입점하려면 운영 업체인 애플의 자체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사실인데요. 외부에 심의 가이드라인만 제공될 뿐 세부적인 부분은 애플의 자의적 해석이 적용됩니다. 이 때문에 이 심의를 통과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앞서 카카오는 카카오톡 입점 조건으로 게임 개발사에 애플의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아이오에스(iOS)와 안드로이드 OS에 동시 대응할 것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아이폰 이용자들이 게임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고 있다는 것이 정책 도입의 이유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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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중소 개발사들이 개발 리소스 투입과 이후 업데이트 대응 측면에서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애플 사전 심의, 개발사의 고민은

개발사는 애플 앱스토어에 최초 게임 입점 시 외에도 업데이트 때마다 애플의 심의를 거쳐야 합니다. 게임의 경우 업데이트가 상당히 잦은데요. 특히 국내 게이머는 콘텐츠 소비 속도가 빨라 수시로 업데이트가 적용돼야 게임 수명을 길게 늘 릴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업데이트 때마다 심의를 거쳐야 하는 애플의 정책은 개발사에게 부담이 될 수 있겠죠.

이 같은 고민이 엔도어즈가 개발한 멀티플랫폼 게임 ‘삼국지를 품다’(삼품)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는데요. 삼품은 이용자가 각 플랫폼이 연동돼 PC는 물론 아이폰·안드로이드폰에서도 이용자끼리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됐습니다.

물론 엔도어즈는 iOS 대응 자체에 어려움을 느끼는 중소 개발사는 아닌데요. 멀티플랫폼 게임이라는 특성 때문에 애플의 심의가 부담으로 다가온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부호 엔도어즈 모바일팀 팀장<사진>은 지난 24일 코엑스에서 열린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 13’을 통해 “앱스토어는 최초 심의 등록 시 2주 이상, 업데이트 심의 시 5일에서 10일 정도 심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는데요.

이와 관련해 엔도어즈 등의 개발사가 고민하는 부분은 업데이트 심의가 반려될 경우입니다. 사후심의 체제인 구글플레이엔 최신 버전이 적용되지만 iOS 이용자들은 같은 혜택을 못 볼 수 있다는 설명인데요. 이럴 경우 iOS는 옛 버전이 그대로 남게 됩니다.

◆애플 심의, 오류 발생 시 즉각 대처 어려워

또 다른 문제는 버그(오류) 발생 시 대처입니다. 이는 플랫폼 구분 없이 통합 서버를 운영하는 멀티플랫폼 게임 개발사 입장에선 더욱 큰 고민인데요.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심의를 맡고 있는 PC플랫폼 게임이나 구글 안드로이드 앱 마켓은 게임머니 복사 등 버그 발생 시 즉각 대처가 가능합니다. 이 경우 따로 심의를 거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iOS 버전은 애플 정책 때문에 버그에 즉각 대처가 어렵다고 하는데요. 최 팀장은 “삼품에서 그런 경우는 없었지만 (멀티플랫폼 게임은) 최악의 경우 (iOS용) 서비스를 내려야하는 상황까지 갈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 팀장은 이 같은 상황이 일어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콘텐츠의 서버 버전이 달라도 앱이 구동되도록 개발하거나 옛 버전의 클라이언트에서도 무리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염두를 하고 삼품 개발을 진행한다는 설명입니다.

◆애플의 들쭉날쭉한 ‘고무줄 심의’

또한 최 팀장은 애플의 ‘고무줄 심의’를 지적했습니다. 한번은 회사 측이 실수로 새롭게 업데이트한 버전을 놔두고 심의가 반려된 클라이언트를 다음날 재심사 때 애플에 그대로 제출한 적이 있었다는데요. 그런데 심의가 통과됐습니다.

이에 대해 최 팀장은 “심사관마다 기준이 상이한 부분이 있다. 이번에 (심의가) 통과했다고 이 부분에서 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다음에 반려될 수도 있다”고 개발사에 조언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개발사에 앱스토어 입점 시 기본 가이드라인만 제시할 뿐 구체적인 내용은 밝힌 바 없다”며 “심의하는 담당자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애플 “선물하기 빼 달라”…설 자리 좁아지는 멀티플랫폼 게임

최근 애플은 엔도어즈에 선물하기 기능을 빼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안드로이드폰 이용자가 구매한 유료 아이템을 iOS 이용자에게 선물하는 부분을 민감하게 받아들였다는 게 최 팀장 설명입니다.

최 팀장은 “개발단에서 (게임이) 죽거나 해서 반려되는 것은 당연한데 (애플 심의는) 유료화 모델에서 걸리는 부분이 많다”고 고민을 토로했습니다.

이어서 그는 “최악의 경우 멀티플랫폼 서버를 분리하는 작업도 생각하고 있다”며 “PC와 iOS, PC와 안드로이드를 묶는 경우”라고 설명했습니다.

최 팀장은 이용자 간 거래는 피할 수 없는 부분인데 특히 플랫폼이 연동된 멀티플랫폼 게임에서 이 부분을 제외한다면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하는데요. 결국 서버 분리까지도 고민 중이라고 근황을 전했습니다.

이 같은 애플의 심의 강화가 향후 모바일게임 생태계의 미칠 영향도 궁금해지는데요. 지금의 카카오 게임의 경우 아이템을 구매하고 자신이 소비하는 경우가 많은데, 향후 멀티플랫폼 게임이 입점해 이용자 간 거래가 활성화된다면 애플의 심의 반력 사례가 불거질 수 있을 텐데요. 애플 심의 정책에 대응해 삼품 등의 멀티플랫폼 게임이 어떻게 발전해나갈지가 주목됩니다.

2013/04/28 14:36 2013/04/28 14:36

오는 7월부터 민간 자율등급분류제도가 시행됩니다.

지난해 개정된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게임법)에 따르면 ‘등급위원회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인력 및 시설 등을 갖춘 법인으로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지정하는 등급분류기관에 다음 각 호의 업무를 위탁할 수 있음’이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게임물등급위원회(게임위)의 업무 일부인 전체·12세·15세 이용가 게임물(청소년이용불가 게임물과 아케이드 게임물 제외)에 대한 등급분류를 민간 등급분류기관이 맡게 됩니다. 지금의 게임물등급위원회는 사후 관리 중심의 게임물관리위원회로 개편을 보고 있습니다.

지금 업계나 시장의 이목이 쏠려 있는 부분은 민간 등급분류기관이 어디가 될 것인가 하는 것인데요.

취임 100일째를 맞은 백화종 게임위 위원장<사진>은 지난 31일 열린 제4차 기자간담회에서 “등급분류 업무의 민간 위탁을 위해 착실하게 노하우를 전수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히면서 “요새 (민간 등급분류기관이) 어디가 될 것이라는 얘기는 없나”며 궁금함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게임심의 민간 위탁은 문화체육관광부(문화부)에서 등급분류기관 지정신청 고시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아직 고시 일정이 감감무소식인데요. 제도 시행 이전인 이달 중에는 고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때문에 게임물 민간심의가 제도 시행과 동시에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게임위와 민간 자율등급분류기관 간 협의검토 시간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등급분류 시스템 구축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관건이겠죠.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사후 관리를 제대로 하려면 민간 기관과 전산 시스템이 연동돼야 부분도 있습니다. 혹자가 이러한 일련의 작업이 짧은 시일 내에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문화부나 게임위도 선뜻 대답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문화부 고시가 이뤄지면 민간 업체나 협단체에서 신청이 들어오겠지요. 지정평가가 이뤄지고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게임위와 등급분류업무 수탁계약 이전에 업무협의가 진행됩니다.

협의 과정의 최대 현안을 꼽는다면 심의 수수료 부담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수수료는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지정하게 돼 있습니다. 현행 게임위 심의 수수료보다 비싸진다면 여타 업체들의 부담이 커질 테고 수수료를 낮추면 민간 등급분류기관이 어떻게 재정을 충당할 것인가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종합해본다면 민간 등급분류는 제도 시행만 앞뒀지 논의와 검토를 병행하면서 풀어가야 할 난제가 상당히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단 민간 등급분류기관 유력 후보로는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있습니다. 이에 협회 측은 “심의 시스템 검토 중”이라며 “고시나 관련한 세부사항이 나오면 인원을 뽑을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협회가 민간 심의를 하겠다는 발언으로 해석되는데요. 그러나 예산 확보 여부에서 있어 민간 심의가 가능할 것이냐의 의문이 남습니다. 이 때문에 협회 대신 여유 자금을 확보하고 있는 게임문화재단이 민간 등급분류기관 물망에 오르기도 하는데요.

이처럼 게임 관련 협단체가 민간 등급분류기관에 나설 수도 있고 여타 단체가 기관을 희망할 수 있습니다. 몇 개의 민간 등급분류기관을 둘 것인지 등의 지정요건에 대한 세부사항 등은 확정된 바 없습니다.

그렇다면 기독교 단체나 학부모 관련 단체가 민간 등급분류기관 지정을 신청할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현행 게임위 심의 수수료 수준으로 민간 등급분류기관의 운영이 이뤄질 경우 자금력을 갖춘 외부 단체가 지정신청에 나선다면 이 부분에서 약점을 가진 게임 관련 협단체는 지정요건 적합평가 등에서 밀릴 수도 있겠지요.

이러한 시나리오는 게임업계가 원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아직도 게임 콘텐츠를 유해물로 보는 사회적 시선은 여전합니다. 보다 엄격한(?) 게임물 등급분류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이래저래 올해 하반기는 민간 등급분류기관 지정과 관련해 게임업계는 물론 일반 사회의 시선까지 쏠릴 것으로 보입니다.

2012/06/01 10:47 2012/06/01 10:47

북미와 유럽의 게임물 등급심의를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지난 2일 ‘2012 게임시장 미래전략포럼’이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비즈니스타워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열렸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한국게임산업협회가 공동 주관한 행사입니다.

이 행사를 통해, 오는 7월 시행될 국내의 게임물 민간심의에 앞서 게임선진 시장에서 민간심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와는 달리 북미와 유럽은 게임사업자가 민간기관을 통해 게임물 등급을 매깁니다. 이 기관이 미국게임등급위원회(ESRB)와 유럽게임등급분류협회(PEGI)입니다.

그런데 이날 ESRB의 패트리샤 반스 의장은 강연 중에 '부모의 역할'을 언급하더군요.

ESRB 게임등급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이 높고 부모들은 이 등급을 보고 자녀의 게임이용 여부를 결정한다고 합니다.

반스 의장은 3세에서 17세의 자녀를 둔 부모들은 게임을 경험했던 세대들로 ESRB의 등급을 신뢰한다고 전했습니다.

반스 의장의 설명에 따르면, ESRB는 소비자가 게임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 알아야 하기 때문에 게임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전달합니다. 객관화된 심의양식이 ESRB의 강점인데요, 폭력성도 9단계로 나눠 심의를 거치고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ESRB가 제공하는 폭력성의 단계를 보면 어떤 폭력이 게임에 포함돼 있는지 쉽게 알 수 있겠죠.

또한 ESRB는 엄격한 자율규약의 준수를 강조했습니다. 이 시스템을 위반하면 ESRB가 사업자에게 시정조치를 요구합니다. 사업자에게 100만달러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도 있습니다. 나아가 ESRB는 등급취소의 권리까지 가집니다.

한편 PEGI의 게임등급은 유럽 30개국에서 통용됩니다. 해당 국가에서 PEGI의 등급을 법률에 적용한 영국과 이스라엘 같은 사례도 있네요. PEGI의 등급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덕분이겠죠.

PEGI도 제작사에게 세분화된 심의절차를 제공합니다. 게임물 심의절차 중 16항26번 질의에는 사람과 유사한 등장인물에 대한 사실적 폭력 묘사가 있는지 보는데요. 7항43번 절의에서는 공상의 등장인물에 대한 비사실적 폭력이 있는지 봅니다.

가령 좀비가 폭력을 당했을 때 보통 사람과 같은 피해반응을 보이면 사실적 폭력이지만 이용자가 좀비에게 피해를 줬다고 인지하지만 실제 상해를 확인할 수 없을 경우라면 비사실적 폭력에 해당하는 것이죠.

이처럼 PEGI도 게임등급을 세분화·객관화하고 해당 내용을 공개하다보니 등급 자체에 대한 일반의 신뢰도는 높습니다.

물론 자율등급기관을 대외에 알리는 활동도 꾸준히 병행된 결과겠죠. 언어권이 다양해 PEGI의 경우 플래시 만화로도 게임등급의 내용을 홍보하더군요.

오는 7월 국내에 게임물 민간심의가 시작됩니다.

주지하다시피 국내는 민간과 정부가 게임심의에 같이 발을 담그게 되는데요. 앞서 언급된 해외 심의와는 다르게 운영되겠죠. 단계적으로 게임물 심의의 민간 위탁을 밟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행사에 참석한 황승흠 국민대 법학과 교수는 “한국에서는 사업자 자율규제에 관한 전통이 약하다”며 “미국과 유럽에서는 사업자 전통이 있다. 이게 약하면 정부가 민간을 계속 흔들게 된다. 자본주의 역사가 30여년으로 짧은 국내는 이러한 사업자 전통이 약하다”고 말했습니다.

황 교수는 정부의 규제 과잉과 함께 지나친 간섭도 우려했습니다. 자율규제시스템의 안정을 위해 표준절차 협약으로 정부의 직권 등급분류에 제한도 필요하다고 내다봤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민간심의 정착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되는데요. 가장 중요한 부분은 민간심의의 객관성·공정성 확보입니다. 대외에 정보를 공개하고 민간기구의 공정성을 확인시킬 장치가 필요하겠죠. 해외 사례의 참조와 국내에 특화된 정책 마련이 해법이 될 수 있습니다. 정부와 게임업계의 바쁜 행보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2012/02/03 01:41 2012/02/03 01:41

게임물등급위원회(위원장 이수근, 이하 게임위)가 3일 본사에서 개최한 모의등급분류 회의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이 자리는 게임위의 주요 업무를 체험해보고 등급분류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게임물의 등급분류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먼저 게임위 등급분류 전문위원실에서 담당자(정)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검토를 하게 됩니다. 담당자(정)을 거친 게임물은 담당자(부)가 재검토를 합니다. 두 명의 담당자가 의견이 일치할 경우 등급분류 회의에 올라가게 되죠. 의견이 어긋날 경우는 주 2회 개최하는 전문위원 전체회의를 거치게 됩니다.

등급분류 결정 이후 30일 이내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재분류자문회의가 열립니다. 공정성을 위해 외부인사로 위원이 구성됩니다. 여기에는 이의를 제기한 업자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청문회 형식으로 회의가 진행된다고 하네요.

이러한 절차 가운에 등급분류 회의에 총 7명의 기자가 모여 4종의 게임물을 모의 분류하게 됐습니다. 회의는 해당 게임에 대한 게임위 전문위원의 설명을 듣고 참석자들이 논의를 거쳐 표결에 들어가는 방식입니다.

A게임은 실제 게임위에서 등급 거부가 된 게임입니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았던 기자들도 등급분류를 거부했습니다. 어떤 게임일까요.

이 게임은 여성을 납치해 교육을 시킨 뒤 출품회(?)에 내보낸다는 황당한 설정의 시나리오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여성에게 특정 종교복을 입힌 상태에서 성적인 행위를 하거나 알몸인 여성을 학대하는 등 보기 거북한 장면들이 게임의 주된 요소로 나오더군요. 글에 담기 민망한 장면이 많았습니다.

결국 참석인원 과반수 이상이 등급거부를 선택했습니다. 이 게임보다 선정성이 강한 게임도 등급거부가 아닌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받은 경우는 있습니다. 그러나 게임 속 황당한 세계관 설정만큼은 게임위나 기자들도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B게임은 총싸움(FPS) 장르였습니다. 이 게임은 겉보기에는 기존 온라인게임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피격 때 선혈 등의 사실적 표현으로 6명이 청소년 이용불가에 손을 들었습니다.

이 게임은 실제 게임위 등급분류에서 PVE(컴퓨터와 대결) 모드에서 사행화 개·변조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PVE 모드에서 이용자 조작 없이 우연적으로 몬스터를 잡을 수 있거나 방어막이 자동으로 작동되는 등의 개·변조 우려가 있었던 것이죠. 이 게임은 실제로 환전 등 불법영업에 악용돼 등급분류 결정이 취소된 이력도 있었습니다.

문제는 사행화를 위한 개·변조 가능성이 전문위원의 눈에 보여도 등급을 거부할 법적 근거는 없다고 합니다. 이 부분에서 게임위가 고민이 깊어지는데요.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C게임은 대전액션 장르였는데요. 톱으로 사람을 반으로 자르거나 사람의 목을 뽑아 뜯어먹는 등 잔인한 묘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항상 잔인한 장면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특정 조건을 갖췄을 때 이러한 잔인한 묘사가 발동이 되는데요.

하지만 타 격투게임과 달리 최대 4인의 이용자 간 대결모드가 있어 논란이 예상했습니다. 좀비가 아닌 사람을 대상으로 눈 뜨고 보기 어려운 잔혹행위를 감행하는 것이 등급분류에 참조가 됐습니다. 기자단은 4명이 청소년 이용불가, 3명이 등급거부에 손을 들었습니다.

이 게임은 미국에서 17세 이용가, 일본에서 성인전용 Z등급, 호주와 독일은 등급이 거부됐습니다. 게임위도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함과 동시에 폭력 표현의 정도가 지나치다고 판단, 등급거부로 표결한 바 있네요.

D게임은 영화를 게임화한 퍼즐게임이었습니다. 이 게임은 특이사항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폭력성, 선정성이 있는 장면이 없고 시나리오 자체도 결격사유가 없었습니다. 굳이 꼽자면 음산한 분위기로 공포감을 조성한다는 부분이 있었네요.

이 때문에 12세, 15세 이용가 표결이 각각 3표씩 나와 재투표에 들어갔습니다. 2번의 재투표를 거쳐 어렵사리 15세 이용가로 등급분류가 됐습니다. 게임위도 이 문제로 4번의 재투표를 거쳐 12세 이용가로 분류했다고 합니다.

기자가 느끼기에 청소년 이용불가와 등급거부 사이의 경계선은 상당히 모호했습니다. 12세와 15세 이용가 분류는 더더욱 어렵더군요. 이 부분은 다들 공감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게임위도 고민도 여기에서 출발합니다. 게임위가 고심 끝에 등급분류를 하더라도 사회 구성원의 반발이 있어 왔습니다. 등급분류 결과를 놓고 게시판에 불만글이 폭주하기도 하더군요.

등급분류 이전 날것 그대로의 게임을 보니 당혹감과 놀라움이 먼저 느껴졌습니다. 기자가 그동안 등급분류를 거친 안전한(?) 게임에 익숙해져서 그럴까요. 등급분류라는 사회적 안전판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1/09/01 22:21 2011/09/01 22:21

국내의 한 게임 개발자가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입주 오피스텔의 주차장 지붕 때문에 게임심의를 못 받는다'는 제목의 이 글에 많은 네티즌들이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글은 게임심의를 받기 위한 체험기에 가깝습니다. 다만 그 과정이 이용자에게 불편을 강요하고 있어 여러 네티즌의 공분을 사고 있다고 하면 딱 맞겠습니다. (참조: 원본 게시물 보기)

전후 사정은 이렇습니다.

아이폰용 게임을 만든 개발자 A씨가 심의를 받기 위해 게임물등급위원회(게임위) 홈페이지에 접속했습니다. 회원에 가입하려던 그는 첫 난관에 봉착합니다. 가입에 공인인증서가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이게 흔한 공인인증서가 아닌 게임심의전용 공인인증서입니다.

해당 인증서를 발급받으려면 인증서 발급회사에 직접 찾아가 회사 직원에게 대면 확인을 받아야 한답니다. 그러고 나서 메일로 인증서를 받는다고 하네요. 서류를 준비해 회사로 직접 찾아간 A씨는 의외로 간단한 절차에 힘이 빠집니다.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인증서를 받게 된 A씨는 회원가입 다음 단계에서 발목을 잡힙니다. 신용정보기관(www.namecheck.co.kr)에 사업자 등록증을 팩스로 보내줘야 하기 때문인데요. 복사본을 보내고 40분쯤 지나 다음단계로 넘어갔습니다.

첫 홈페이지 접속부터 여기까지 5시간이 걸렸다고 하네요. 인증은 필수적인 절차이기에 이러한 절차가 이해는 갑니다만, 이용자에게 불편을 강요하는 시스템입니다. 여기에서 A씨는 일단 지친 것으로 보입니다.

6시간이 지나고서야 A씨는 회원가입에 성공합니다. 게임위로부터 회원가입 처리 문자를 받은 것이죠. 이제 게임 파일을 등록한 차례인데요. 지난해까지는 게임을 아이팟터치에 설치한 후 해당 기기를 제출했답니다.

오픈마켓 심의신청 단계로 넘어간 A씨는 첫 페이지에 뜬 필요서류를 간과하고 넘어갑니다. 이로 인해 A씨는 여러 번 곤란을 겪게 되는데요. 중간과정에서는 어떤 서류가 필요한지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여차저차 빠뜨린 서류들을 챙긴 A씨는 게임설명서 업로드 부분에서 다시 좌절합니다. 홈페이지에서는 글파일(HWP) 양식을 요구했지만 해당 워드프로그램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A씨는 어쩔 수 없이 다음날로 회원가입을 미뤘습니다.

이 부분은 해명이 필요할 듯 합니다. 게임위는 MS워드나 파워포인트 등 자유로운 형식으로 게임설명서의 업로드가 가능하다고 전했습니다. 미비한 부분이 있었다면 진행단계에서 자세한 설명이 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다음날은 게임제작업체 등록증이 A씨의 발목을 잡습니다. 가입절차를 끝내려면 게임제작업체 등록증이 필요한데, 이것을 구청에서 발급한다고 하네요.

이 때문에 구청을 방문한 A씨는 또 다시 예상치 못한 일과 맞닥뜨리게 되는데요. 입주 오피스텔 건물의 주차장 지붕이 불법건축물로 지정돼 게임업체 등록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듣게 됩니다.

이 개발자는 글을 통해 “주차장 지붕 밑을 집주인이 사무실로 개조해서 세를 준 것도 아니고 201호에 들어와 사무실을 하고 있는데, 건물 주차장 지붕 때문에 게임제작사 등록이 안 된다는 게 말이 되냐”고 성토했습니다.

물론 다른 누군가가 게임심의를 위해 절차를 거쳐도 A씨와 같은 경험을 겪으리란 법은 없습니다. 주차장 지붕 사건은 특수한 경우죠. 하지만 글을 통해 간접 체험한 바로는 상당히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댓글의 반응을 살펴보면 “게임심의에 성공하는 게임을 만들면 열불나면서도 깨는 재미가 솔솔할 것 같군요”라는 우스갯소리부터 “대한민국에서 창업하려면 창업과정이 마치 덤불속의 미로를 헤매는 거 같습니다. 머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태평하게 공무원들은 앉아있고 민원인만 열불이 터지죠.”라는 불만을 표출하는 글까지 다양합니다.

이에 대해 게임위가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픈마켓 게임물의 개인 등록은 구청에 배급업 등록이 필요 없다고 하네요. 법인의 경우 관리 차원에서 배급업 등록이 필요하고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이기 때문에 등급분류 신청자의 편의도 고려됐다는 설명입니다.

게임위 관계자는 “공인인증 자체가 은행처럼 편리하게 되면 좋겠지만 법인의 범용 공인인증서는 비용이 많이 들어 게임심의전용 공인인증서를 사용하고 있다”며 “등급분류 후 나오는 라이선스가 저작권 확보 측면도 있고 사행성 부분을 확실히 짚어야 되기에 본인인증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게임 유통하기까지 이렇게 어려워서야 어디 게임을 만들겠냐는 푸념이 나올 법 합니다. 게임심의를 받기 위한 진입장벽이 이렇게 높은데 1인 개발자나 아마추어 개발자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이 어불성설일지 모릅니다.

그래도 올해는 뿔난 개발자들의 마음이 어느 정도 풀어질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게임산업진흥법 전부개정법률안(게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오픈마켓 게임물의 사후심의가 가능해지기 때문인데요. 게임법과 청소년보호법의 셧다운 제도 상충 문제가 해결돼 게임법의 국회통과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이에 게임위는 “관련 불편사항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여 등급분류 신청자의 입장에서 조금 더 편리하게 이용하실 수 있도록 개선하도록 하겠다”라며 “오픈마켓 게임물의 등급분류는 국회에 계류 중인 게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민간자율등급 분류 도입으로 인해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세부 하위규정에서 정해야겠지만 민간자율심의는 등급분류의 권한과 책임을 가진 오픈마켓 운영사가 등급분류 결과를 일정 기간마다 게임위에 통보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그렇게 되면 A씨가 거쳤던 불편했던 다수의 절차는 없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2011년에는 막혔던 물꼬가 뚫린 것처럼 개발자들의 숨통이 시원하게 트일 것이라고 기대를 걸어 봅니다.

2011/01/20 20:17 2011/01/20 20:17


최근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 게시판에 이용자 문의글이 뜨겁습니다. 스타크래프트2가 출시 전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받자, 게임위에 게시글이 폭주한 것과 비슷한 모습입니다.

이 문제는 ‘스팀’이라는 온라인기반의 PC게임 거래 사이트가 발단이 됐습니다. 심의를 받지 않은 게임이 스팀을 통해서 국내에 유통되기 때문입니다. 게임위는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스팀을 운영하는 미국 게임업체인 밸브 측에 수차례 메일을 보냈으나 한동안 회신이 없다가 최근 밸브측의 연락을 받게 됩니다.

게임위는 국내 심의를 받지 않은 게임이 계속 유통되면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인지시켰고, 이와 관련해 밸브 측은 “검토하겠다”고 답변합니다. 검토시한은 정해두지 않았고, 아직 밸브 측의 답변은 없습니다.

잘못되면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처럼 스팀사이트의 국내 접속차단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기에, 이용자들은 격분했습니다. 게시글을 보면, 많게는 수백만원어치 게임을 구매했다는 이용자도 있습니다. 만약 스팀이 차단되면 일파만파 문제가 커집니다.

이에 대해 게임위는 “밸브의 답변에 따라 대응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밸브와 같은 온라인 게임 유통은 게임시장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만 존재하는 게임법이 시장의 변화를 쫓아가지 못해 산업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웃지못할 상황입니다.
 

현행 게임법에서는 영리목적이 아니더라도 불특정다수가 게임을 즐긴다면, 해당 게임은 심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행성 등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을 수 있는 게임이 온라인으로 유통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마추어 게임개발자들은 뿔났습니다. 간단한 게임 하나도 심의를 받아야 하고, 심의비도 비싸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감당키 어려운 심의수수료 때문에, 실제 한 아마추어 게임개발 커뮤니티에서 게임공유가 중단됐습니다.
 

한 게임개발자는 게시글을 통해 “간단한 퍼즐류 로직 게임 하나 만들고 올리려고 했는데 심의 받으라니요”라며 “가까운 일본만해도 인디 게임이 넘치는 와중에 이런류의 검열 기관 따위는 없었습니다”라며 성토했습니다.

심의비용은 10MB~100MB 클라이언트 용량의 역할수행게임(RPG)의 경우, 12만원입니다. 100MB~300MB의 RPG는 24만원, 300MB이상의 RPG는 72만원으로 아마추어나 개인이 부담하기에는 큰 액수입니다.

또 중간에 패치 등으로 게임내용을 수정하게 되면 다시 심의를 받아야 하니, 결국 아마추어가 만든 게임은 아는 사람끼리만 비공개로 테스트를 진행하게 됩니다.

이에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개인을 떠나 소규모 업체들도 당장의 여유가 없는 업체들이 적지 않다”며 “산업육성을 좀 더 한 후에 콘트롤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향후 스타크래프트2의 지도편집기로 만든 게임도 심의대상에 오를 수 있습니다.

스타2의 지도편집기는 단순한 지도(맵) 제작수준을 넘어 RPG나 총싸움(FPS)게임도 일반인이 제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이 갖춰져 있습니다. 블리자드는 애플 앱스토어 형식의 오픈마켓 형식으로 이용자가 만든 지도를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입니다.

게임위도 답답하리라 생각됩니다. 법에 근거해 규제를 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법이 현실에 뒤쳐져도 속내를 드러내기 어렵습니다.

인터넷인프라가 날로 발전할 것을 감안하면, 향후 온라인유통이 대세로 자리매김하리라 판단됩니다. 스팀같은 온라인유통플랫폼을 통하면, 물류비용은 물론 재고도 없는데다 철지난 게임도 제때 할인을 적용해 자금회전을 꾀할 수 있어 업체에게 상당한 득이 됩니다.

게임위에 따르면, 한국만 게임법이 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게임위도 생겼고요. 그렇다면 게임법이 산업을 바른 길로 이끌 수 있는 법이어야 하는데,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자꾸 어긋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 때문에 미래의 게임개발자를 꿈꾸는 학생이나 아마추어 개발자 그리고 현재의 게임업체는 답답합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문화부가 게임산업을 이끈다고 출사표를 던지긴 했는데, 큰 흐름을 잡지 못하고 정책의 일관성이 결여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전문 인력이 산업의 미래를 보고 정책을 마련하는 게 아니라 그때그때 이슈에 급급해서 만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2010/09/08 17:27 2010/09/08 1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