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류 열풍입니다. 한류라고 하니 아이돌 스타와 드라마가 문득 떠오릅니다. 여기에 빠질 수 없는 것이 게임입니다.

혹시나 하고 반문하실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매스미디어의 영향이 크겠지요. 드라마는 전 국민이 TV로 시청하다보니 자연스레 한류의 중심이 된 것이라 보입니다.

사실 수출액으로 따지면, 게임이 콘텐츠 산업 중 으뜸입니다. 올해 1분기 전체 콘텐츠 관련 상장사 수출액 2804억원 중 81%를 게임이 차지했습니다. 전체 콘텐츠 관련 상장사 영입이익 2756억원 가운데 40%를 게임이 일궜네요.

이쯤 되면 게임도 한류라고 불릴만한데 수치로만 보니 딱히 와 닿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현업 종사자에게 물었습니다. 해외 진출로 언론 지상에 자주 오르내리는 엠게임이 적절한 사례가 될 수 있겠네요.

엠게임의 최승훈 해외사업부 이사는 해외에서 온라인게임의 위상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계 최고 인터넷 인프라를 바탕으로 온라인게임이 급속도로 발전한 나라라고 해외에서 보고 있다. 그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새롭게 창의적인 게임이 개발된다고 본다. 또 온라인게임 종주국이라고 얘기한다. 2009년 게임스컴(유럽 최대 게임쇼)에서 온라인게임 행사를 성대하게 진행했다.”

2009년부터는 게임스컴에서 온라인게임 관련 행사가 메인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크게 진행된다고 합니다. 유럽의 최대 게임사 게임포지도 온라인게임으로 발전했다고 말하더군요. 최 이사는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에서 온라인게임 붐업 분위기도 전했습니다.

“요즘은 미국도 그렇고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혼자 외롭게 지내는 생활보다는 친구들과 같이 플레이하는 양상이 발전되고 있다. 빅포인트 등 보드게임을 주력으로 하던 회사들이 매출의 한계성이 보이니 온라인게임으로 돌아서고 있다. 지속적인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빅포인트와 세븐원인터미디어와 제휴하고 게임포지가 프록스터를 인수하는 등 온라인게임 퍼블리싱 사업이 거대하게 만들어지고 있다.”

또 최 이사는 엠게임의 해외 진출 전략에 대해서 “10년 계획을 세우고 시장을 분석했다”며 “글로벌화에 목표를 두고 게임 개발에 들어갔고 조금씩 열리는 시장에 게임을 팔았다”고 말했습니다.

유행을 미리 감지하고 거기에 맞춰 게임을 개발했다는 얘기입니다. 시장이 열리는 것을 먼저 내다본 것이죠. 그는 총싸움(FPS)게임 ‘오퍼레이션7’로 남미, 아르헨티나, 멕시코, 페루 등지에서 시장 1위를 차지했다고 전했습니다.

최 이사는 “작년에는 유럽과 러시아를 매혹적인 마켓으로 꼽았지만, 지금은 남미나 브라질 시장을 보고 있다”며 “K-POP 열풍이 불면서 한국문화에 대한 기대감과 만족감이 커 신흥시장으로 적합하다”고 말했습니다.

텐트제조기업에서 게임업체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는 라이브플렉스도 작년 말부터 ‘드라고나’의 일본, 대만, 태국 등 해외 진출 소식을 자주 알리고 있네요.

이 회사 이상규 해외마케팅 팀장은 “계약서 검토만 한 달이 걸린다. 사전 접촉하고 그런 경우를 다 합치면 1년 이상 걸린다. 작년부터 꾸준하게 미팅을 한 결과물이 지금에야 나온 것.”이라고 수출의 어려움을 설명했습니다.

중국 진출의 경우 어려움이 배가됩니다. 현지 진출에 중국 정부의 허가를 얻어야 되기 때문이죠. 온라인게임 상용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현지 정부의 서비스 허가번호인 판호 발급이 크나큰 진입 문턱입니다. 중국이 1년에 수입할 수 있는 게임의 수도 제한이 있어, 그 안에 들기도 어렵고요.

동양권과 서구권의 게임에 대한 시각차이도 해외 진출에 있어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동양권은 그래픽과 스킬, 퀘스트(임무) 등의 콘텐츠를 중요하게 보나, 서구는 게임의 세계관과 스토리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동서양 모두 진출한 게임은 이 같은 요소를 충분히 만족했다는 얘기가 됩니다.

이처럼 온라인게임의 해외 진출이 이어지고 것에 우리는 충분히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 같습니다. 해외 업체가 내세운 계약 기준을 만족시켰으니 수출이 이뤄졌겠지요. 이제 전 세계에서 온라인게임이 발을 딛지 못한 곳은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최근 게임산업에 대한 외부 시선이 따가운데 정부 규제마저 본격화되는 분위기인데요. 안쓰럽기도 합니다. 집에서 천대받는 게임이 밖에 나가 대접받는 모습을 보니 아이러니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물론 게임업체들도 사회공헌 등으로 산업의 이미지 순화에 나서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게임산업 종사자들이 어깨를 쫙 펴는 그날이 일찍 왔으면 합니다.

2011/10/02 02:42 2011/10/02 02:42

최근 게임산업이 안팎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오는 20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논의될 셧다운이 게임업계 목에 가시처럼 걸려 있네요.

그런 가운데 게임산업협회장 후보는 아직도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일을 두고 이중고, 내우외환(內憂外患)이라고 하나요. 오는 5월은 돼야 인선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게 협회 측 설명입니다.

한국게임산업협회 김성곤 사무국장은 “후보를 추천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달 중에는 총회를 열기 힘들다. 지금은 오는 20일 법사위 청소년보호법 의사일정에 집중하고 있다. 이달 안으로 후보정도는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적임자가 나타나서 협회장을 자청해도 다음 달에 가서야 인선이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다음 달에도 후보가 나오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때문에 5월이 돼도 협회장 인선은 불투명합니다.

게임업계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업계는 여기에 신경 쓸 겨를이 없네요. 더 급하게 꺼야 할 불이 있기 때문입니다. 셧다운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온라인게임은 강제적 셧다운을 적용하는 것으로 여성가족부와 합의를 했습니다. 모바일게임은 2년 유예 뒤 영향평가를 거쳐 규제여부를 결정하는 것까지 합의를 봤다고 하네요.

현재 두 부처 의견이 갈리는 부분은 2년 뒤 평가 절차를 어느 법에 담아낼 것인가 입니다. 물론 문화부는 게임법에, 여성부는 청소년보호법에 담으려는 중입니다. 이 부분은 최종적으로 법사위에서 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화부 이기정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은 “과몰입 조치를 위한 본인인증과 연령확인 등의 절차를 게임법에 담게 돼 있으니 2년 후 평가절차도 게임법에 담는 것이 맞다”며 “전문가들도 법체계상 그게 맞다고 얘기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규제를 받지 않으려는 것은 아니다. 합리적인 규제였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이중규제가 자명하다. 규제 합리화가 어렵다면 최소한 규제 일원화라도 돼야 한다. 지금 문화부와 여성부 합의하는 것에 업계 의견은 실종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업계 목소리가 한데 모아져야 하는데, 뿔뿔이 흩어져 있다는 것이죠. 정부의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분위기가 살벌해지자, 업계 관계자는 기자에게 불만을 토로하다 혹여나 괘씸죄에 걸릴까봐 기사에 익명을 요구합니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여타 관계자들도 직언을 못하고 에둘러 말하는 경우도 많고요.

이런 상황에서 게임산업을 대표하는 얼굴인 협회장마저 없는데 정부에게 업계의 말발이 먹힐 리가 만무하겠죠.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화부가 온라인게임 강제적 셧다운에 합의한 이상, 이런 얘기를 꺼내기에는 한참 늦었습니다.

최근 게임문화재단이 게임과몰입 전문상담 치료센터 공모를 끝냈습니다. 최종적으로 4곳의 기관이 신청했네요. 이중 1곳을 선정, 서울‧경기 지역에 치료센터를 개설하고 시범운영할 계획입니다. 이후 지방에도 치료센터를 설치하는 등 사업을 확장할 예정입니다.

올 상반기까지 게임문화재단은 업계 85억원과 여타 기부를 포함해 약 90억원의 기금을 확보할 예정입니다. 재단이 업계 등과 약정을 맺고 오는 6월말까지 기금을 받기로 한 것입니다. 물론 기부이기 때문에 모금을 강제할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기금 확보가 잘 될까하는 일각의 우려가 있네요. 게임문화재단은 현재 확보하고 있는 기금 규모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만약 6월말까지 기금 확보가 완료되지 않는다면, 그 화살은 업계로 향하게 됩니다. 그럴 경우 자율적 규제가 없으니 강제라도 규제를 하겠다고 나선 정부에게 업계는 할 말이 없게 됩니다.

이래저래 지금 게임업계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봄바람도 시리게 느껴질 테지요.

안타까운 것은 업계가 힘들다 목소리만 낼 뿐, 움직임이 없다는 것입니다. 중소업체는 큰 업체가 나서기를 바라고, 대형 업체는 화살이 자기에게 돌아올까 대외적인 활동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알게 모르게 개별 업체가 정부 등에 업계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지만, 말 그대로 따로 움직이고 있네요.

업계 말대로 지금 사태의 원인이 여성가족부가 예산 확보를 위해 게임을 걸고넘어진 것이라고 한다면 마음이 편해질까요. 일이 이렇게까지 진척된 상황에서 누굴 탓해봐야 답은 안 나옵니다. 결국 게임업계가 나서야 해결될 문제입니다.

2011/09/01 17:35 2011/09/01 17:35